봉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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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1-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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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漢詩的) 품격에 친숙한 조지훈의 이 시도 전후(前後) 두 단락으로 구분되어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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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길잡이(1)
감상의 길잡이(1)
한시적(漢詩的) 품격에 친숙한 조지훈의 이 시도 전후(前後) 두 단락으로 구분되어 선경 후정(先景後情)의 구성을 보여 준다. 화자는 나라 패망의 原因을 사대 사상으로 파악하고 있다아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라는 간명한 표현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 권력의 상징으로서 ‘쌍룡’ 대신에 ‘봉황’을 틀어 올렸다는 것도 같은 뜻에서 이해될 수 있다아
이러한 망국의 현실 속에서 화자는 ‘몸둘 곳이 바이 없다,’고 한다. 앞의 두 문장이 배경이라면, 그 이하에는 그러한 배경 속에서의 화자의 심회가 드러나 있다아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거미줄 친 옥좌’의 구절들이 보여 주듯이 망해 버린 왕조의 궁궐에서 화자가 느끼는 심회는 歷史(역사)에 대한 허망함일 터이다. 한번도 활개쳐 날아오르지도 마음놓고 울어 보지도 못한 ‘봉황’의 모습은 우리 歷史(역사)가 또한 그러했음을 나타내 준다. 나라의 패먕 앞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부질없기에 참을 수밖에 없지만, 차라리 눈물이 속된 줄 몰랐더라면 구천에 사무치도록 울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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